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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주간 정책 브리핑 No.12
이 름 관리자 등록일 2008-10-14 13:46:49 조회수 2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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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도입의 효과와 영향에 관한 비판적 검토
- 법제 미비 상황에서 정략적 도입의 부정성을 중심으로


1. 법과 제도의 미비 속에 졸속 추진되는 미디어 소유 대기업 기준 완화와 그 지향점

방송통신위원회가 끝내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강행해 지상파방송,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을 소유할 수 있는 대기업 기준을 자산규모 3조원(상호출자제한제 기준) 미만 기업집단 소속에서 10조원 미만으로 대폭 완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개정안 의결은 지난 10월10일 방송통신위에서 전체회의에서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강력한 문제제기가 있자, 방송통신위는 개정안에 대한 국회 설명일 이후로 의결을 늦췄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의 그동안 행보에 비춰볼 때 개정안 의결은 시간문제로 예상된다.

방송통신위가 내건 개정의 명분은 "방송산업의 경쟁력 강화"이다. 하지만 그 실체는 오리무중이다. 방송광고를 포함한 방송시장의 규모가 어떻게 확대될 수 있는지 아무런 설명도 없는 데다, 보도 기능을 주지 않아서 대기업들이 그동안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지 않은 것이라는 인식을 천연덕스럽게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지금까지 청와대와 방송통신위, 한나라당 등이 밝혀온 관련 정책방향,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수구족벌신문들의 관련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방송법 시행령 개정의 목표는 수구족벌신문과 대기업이 연합해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을 소유하도록 하는 것으로 보는 게 정확하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과 방통위, 문화체육관광부는 신문법 대체입법과 방송법 개정을 통해 후속작업 차원에서 여론집중방지 장치 완화(신문과 방송의 상호 교차소유 허용)를 다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특정 대기업과 특정 수구족벌신문의 짝짓기 등 물밑에서 진행돼온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 진출 움직임이 한층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신문법 대체입법과 방송법 개정이 내년 3월 정기국회에서 강행된다고 보면, 종합편성채널은 늦어도 2009년 4/4분기 또는 2010년 1/4분기 안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전문채널 도입을 위한 교두보 마련 차원에서 이뤄진 이번 시행령 개정이 전격 결정되는 과정은 한 가지 치명적인 결점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미디어 빅뱅'이라고 할 만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법과 제도를 미리 정비하지 않은 채 졸속 추진하고 있다는 게 그것이다. 특히, 이는 종합편성채널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에 더욱 타당하다. 종합편성채널은 그 위상과 영향력 면에서 무료 보편적 서비스 매체인 지상파 방송에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곧 무료방송인 지상파와 유료방송인 종합편성채널이 본격적인 경쟁 상황에 놓이게 됨에 따라, 그나마 희미하게 존재하던 무료방송과 유료방송의 경계가 일거에 허물어지면서 '미디어 혼돈(media chaos)'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소는 미디어 혼돈 상태를 불러일으킬 게 분명한 지금의 미비한 법과 제도를 시급히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함을 지적하고자 한다.


2. 종합편성채널 개념의 기원과 배경

케이블에서 '종합편성'이란 개념이 처음 등장한 때는 2000년 1월 통합방송법 제정 때에서다. 그 이전까지 케이블을 규율하던 종합유선방송법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프로그램공급업'(지금의 방송채널사용사업) 및 이를 행하는 '프로그램공급자'[지금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라는 개념만이 존재했고, 이 중에서 보도프로그램공급업(자)만을 따로 규정해 소유나 겸영 등에서 다른 프로그램공급업과 차별화한 소유나 겸영 규제의 적용 대상으로 삼았다. 곧, 이는 달리 말해 통합방송법 제정 이전까지 케이블방송은 보도를 포함해 전문편성을 행하는 프로그램공급업만을 취급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케이블은 전문편성방송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종합유선방송법과 지상파방송만을 규율하던 방송법 등을 통합해 지금의 통합방송법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케이블은 전문편성만이 아니라 종합편성 방송을 할 수 있는 매체로 거듭나게 된다. 통합방송법은 케이블의 프로그램공급업(자)를 방송채널사용사업(자)로 명칭을 바꾸면서, '전문편성'(특정 방송분야의 방송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편성하는 것)과 '종합편성'(보도 교양 오락 등 다양한 방송분야 상호 간에 조화를 이루도록 방송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것)을 각각 정의했다. 종합편성 사업자를 기존 지상파뿐 아니라 케이블에게까지 넓혀준 것이다. 전문편성 방송 지향의 케이블 정책에서 일대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통합방송법은 케이블에 종합편성 방송의 길을 열어주는 정책 전환과 동시에, 이와 긴밀히 맞물린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유료방송과 무료방송의 경계 획정'이 그것이다. 이는 통합방송법에 '유료방송'(시청자와의 계약에 의하여 수개의 채널단위?채널별 또는 방송프로그램별로 대가를 받고 제공하는 방송)에 대한 정의가 처음 등장한 데서도 알 수 있다. 이전까지 지상파방송에게만 허용되던 종합편성 방송을 케이블도 할 수 있도록 하면서, 무료방송과 유료방송의 경계 획정의 중요성을 동시에 강조한 것이 통합방송법의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통합방송법 발효 이후 최근까지 8년 동안 케이블에 종합편성채널이 허용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파악한다. 무료방송과 유료방송의 시장을 분명히 획정되지 않은 채 이뤄지는 케이블(나아가 유료방송)에 종합편성채널을 허용하는 것은 규제 공백이나 허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무료시장과 유료시장의 분명한 시장 획정이 이뤄지기 위해선, 무료방송을 볼 것인지 유료방송을 볼 것인지 시민과 시청자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데 있다. 하지만 지상파는 크고 작은 산들로 인한 자연적인 난시청, 도시의 고층화 및 고밀도화에 따른 인위적 난시청 등로 인하여 지상파방송이 시청자에 직접 도달하는 비율은 10%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 있다.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이 무료와 유료시장 경계 획정의 핵심 계기로 떠올랐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디지털 전환에 따라 지상파의 직접 수신율이 적어도 40%대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유료방송에 대한 종합편성채널의 허용 여부는 2012년 지상파 디지털 전환의 마무리 단계에 논의하는 게 타당하다고 본 연구소는 판단한다. 그 기간 동안 방송통신위는 △지상파방송과 종합편성채널의 규제 기준 정비 △유료방송의 디지털 콘텐츠 진흥 △유료방송에 진출한 지상파 계열 PP의 축소 조정 △지상파 지역민방의 정상화 및 규모의 경제 유도 △재송신되는 무료방송 콘텐츠 피(fee)의 정상화 △유료방송에 대한 재송신 비용 보상 방안 마련 △유료방송 간 공정경쟁 환경 구축 등에 주력할 수 있을 것이다.


3.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외국자본의 간접소유 공백

앞뒤가 뒤바뀐 현 정권의 종합편성채널 도입 정책의 가장 큰 공백의 하나는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외국자본의 간접소유 가능성을 활짝 열어둔 채 아무런 법제 정비도 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언론학계는 물론 언론운동진영에서도 외국자본이 종합편성채널을 간접소유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지 않고 있다.

현행 방송법은 지상파방송,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에 대한 외국자본의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직접소유다. 간접소유에 대해선 아무런 규정도 없다. 방송법은 외국인의 지분이나 주식이 50% 이상이거나 외국인이 최대주주인 국내법인에 대해서만 외국인으로 간주하는 외국인 의제조항을 두고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국내법인은 직접소유가 금지된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으면 1인 소유지분 상한선 30% 한도 안에서 얼마든지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을 간접소유 할 수 있다.

수구족벌신문과 대기업이 연합해 글로벌 미디어 그룹을 끌어들여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종합편성채널이 설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컨소시엄에서 차지하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의 지분이나 주식이 50%만 안 넘으면 만사 오케이다. 국내 여론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종합편성채널 도입을 추진하면서 방송통신위는 뻥 뚫려 있는 외국자본의 간접소유 가능성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통신위는 2007년 4월 타결된 한미FTA 협정문에서 외국자본이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홈쇼핑채널을 간접소유 하는 길을 이미 차단했다고 발뺌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한미FTA 역시 외국인 지분이나 주식 비중이 50% 이상이거나 외국인이 최대주주인 국내법인은 이들 채널에 대한 간접소유를 할 수 없다고 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외국인 지분이나 주식 비중이 50% 미만이거나 외국인이 최대주주가 아닌 국내법인의 간접소유는 허용돼 있는 것이다. 방송법이 갖고 있는 간접소유의 공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문제를 방치한 채 종합편성채널 도입을 강행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의 태도는, 공영방송의 관영화 및 사영화 계획과 맞물려 생각해 보면 국내 여론의 흐름을 외국자본-대기업-수구족벌신문의 '삼각 동맹'에 내맡기겠다는 것에 해당한다.


4. 지상파방송과 종합편성채널의 규제 비대칭 또는 규제 공백 현황

위상과 영향력은 똑같은데도, 유료방송으로 분류된다는 이유만으로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규제가 지상파방송에 비해 훨씬 느슨한 것은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를 바로잡는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방송통신위가 도입하려는 수평적 규제체계는 불공정한 경쟁의 방치를 합리화시키는 '분식장치'나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종합편성채널의 콘텐츠 관련 규제는 지상파방송과 동일한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그 첫 째로, 형식적으로 유료방송에 속한다는 이유로 낮은 심의 기준을 적용해선 안 된다. 종합편성이라는 콘텐츠의 구성과 그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동일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방송통신위가 도입하려는 수평적 규제원칙과 전혀 모순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종합편성채널이 유료방송에 만연된 지나친 선정성을 자정하는 촉매제 구실을 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둘째, 종합편성채널의 국내 제작 방송프로그램의 편성비율 역시 지상파 수준으로 높아져야 한다. 이 역시 콘텐츠 수준에 대해 동일한 규제를 하는 것에 해당한다. 현행 방송법 시행령 제57조는 국내 제작 프로그램에 대해 지상파 방송은 매분기 전체 방송시간의 100분의 60~100분의 80 이하에서 방송통신위가 고시하는 비율 이상 편성하도록 돼 있다. 반면, 종합편성채널에 대해선 100분의 20~100분의 50 이하로 매우 낮게 적용되고 있는데, 지상파 수준으로 높아져야 한다. 국내 제작 영화?애니메이션?대중음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셋째, 외주제작비율 역시 지상파방송과 동일한 수준이 돼야 한다. 지상파와 동일한 영향력을 보유하는 종합편성채널은 지상파에게 지우고 있는 외주제작 활성화의 의무를 동일하게 지는 게 타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종합편성채널이 외주제작 프로그램의 새로운 유통 창구 구실을 할 수 있다. 현행 방송법은 지상파방송에 대해 매분기 전체 텔레비전방송시간의 100분의 40 이내에서 방송위원회가 고시하는 비율 이상으로 외주제작 프로그램을 편성하도록 하고 있는 반면, 종합편성채널의 경우 그 비율은 매분기 주시청시간대의 100분의 15 이내로 매우 제한적이다. 매분기 전체 텔레비전 방송시간의 100분의 40과 매분기 주시청시간대의 100분의 15는 10배 이상의 격차가 난다. 현 기준이 지상파방송의 자체 제작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음을 감안하면, 지상파방송의 외주제작비율을 하향조정해 종합편성채널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시민과 시청자가 지상파방송과 종합편성채널 중 어느 것을 볼 것인지에 대한 시청자의 선택권이 박탈돼 있는 상황에서 수입 확보와 관련된 경쟁은 동등한 조건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 첫째, 중간광고의 경우 지상파방송은 금지돼 있는 반면, 종합편성채널에는 허용돼 있는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 종합편성채널의 중간광고도 금지하든지, 지상파방송에게도 종합편성채널 수준으로 허용하든지, 아니면 종합편성채널의 중간광고 허용 수준을 낮춰 지상파방송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둘째, 지상파방송과 종합편성채널 사이에 차별화해 있는 간접광고, 협찬고지의 의무도 동일한 수준이 돼야 한다.

다만, 종합편성채널과 동등한 조건에서 수입 확보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대가로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지향하는 지상파방송에게는 더 큰 사회적 책무를 지울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현재 KBS의 '열린채널'과 같은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을 모든 지상파 방송이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지상파방송과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동일규제는, 시민과 시청자의 선택권이 보장되는 정도에 맞춰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규제 수위를 낮춰갈 수 있을 것이다.

종합편성채널 도입이 던지는 파장은 이렇게 간단치 않다. 그 파장을 최소화시키고 미디어 혼돈을 막기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에는 몇 개월이 아니라 몇 년에 걸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옷이야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처음부터 다시 끼우면 된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도 없이 정략적으로 일으키는 미디어 혼돈은 그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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