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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주간 정책 브리핑 No.15
이 름 관리자 등록일 2009-01-29 16:36:26 조회수 2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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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콘텐츠진흥법안, 또 하나의 'MB 악법'이 될 것인가?

- 방송통신위 거대화와 방송콘텐츠 내용 통제의 문제 심각하다!


지난 1월14일 한나라당을 주축으로 한 의원들이 방송콘텐츠진흥에관한법률안(이하 방송콘텐츠진흥법안)을 발의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이 의원을 포함해 국회의원 27명이 발의했는데, 한나라당 소속은 23명(이 가운데 문광위 소속은 5명), 친박연대 3명, 무소속 1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 법안이 방송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방송콘텐츠 진흥에 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애초 케이블업계가 추진해온 이른바 '디지털방송콘텐츠진흥법안'(이하 디콘법안)을 배경으로 깔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방송콘텐츠진흥법안이 애초의 디콘법안이 안고 있던 한계를 뛰어넘어 한층 더 심각한 '독소조항'을 포함하고 있다는 데 있다. 방송콘텐츠의 내용에 대한 사실상의 '통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내용이 그것이다.

법안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다. 먼저, 방송콘텐츠의 진흥과 규제를 방송통신위원회로 일원화시키는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방송콘텐츠의 진흥을 담당하는 사전 심의기구로 '방송콘텐츠진흥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위원회는 국무총리/방송통신위/기획재정부장관/문화체육관광부장관 추천 각 1명, 국회 해당 상임위 추천 2명, 방송 관련 협회 및 단체 추천, 방송통신위 추천으로 12명 이내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돼 있다. 법안에는, 방송통신위 산하 법정기구로 '방송콘텐츠진흥원'을 설립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외에도 진흥 대상 콘텐츠에 유료방송은 물론 지상파방송의 콘텐츠까지 포함하며, 방송콘텐츠 산업의 범위를 제작, 유통, 활용은 물론 관련 서비스까지 포함하는 일체의 산업으로 포괄하고 있다. 아울러, '이용자제작 방송콘텐츠'와 '공공·공익적 방송콘텐츠'를 정의하고, 진흥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다음에서는 디콘법안과 비교하면서 방송콘텐츠진흥법안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 진흥 대상인 방송콘텐츠의 확대

법안의 대상인 방송콘텐츠에는 유료방송은 물론 지상파방송, 이용자 제작 콘텐츠까지 모두 포함된다. 법안에서 사용하는 방송의 개념은 방송법 제2조의 방송과 IPTV사업법 제2조의 방송이며, 방송콘텐츠는 '방송을 목적으로 제작되거나, 방송 외의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나 방송에 사용되는 콘텐츠'를 말하기 때문이다(법안 제2조 1호, 3호). 아울러, 제작은 물론 유통, 활용 및 그 서비스와 관련된 일체의 산업이 이 법안의 대상이다.(법안 제2조 4호)

이는 케이블업계의 디콘법안의 진흥 대상이 지상파를 제외한 유료방송 콘텐츠사업자(방송법의 PP,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의 방송영상독립제작사, IPTV사업법의 IPTV방송콘텐츠 사업자)의 디지털 방송 전환을 위한 시설, 장비 지원, 콘텐츠 제작비 지원 및 콘텐츠 유통 지원이었던 것과 커다란 차이가 난다.

특히 차이가 나는 지점은 지상파 방송콘텐츠는 물론 이용자 제작 콘텐츠, 공공·공익적 콘텐츠가 진흥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지상파 방송콘텐츠가 포함됐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판단되지만, 애초 지상파 방송콘텐츠에 대한 지원은 '지상파 텔레비전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방송의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이하 지상파디지털방송특별법)을 통해 달성했어야 할 성질의 것이었다. 따라서 지상파 방송콘텐츠에 대한 진흥은 이 특별법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게 타당하다.

문제는 진흥 대상의 이런 확대를 환영할 수 없다는 점이다. 법안에 방송콘텐츠에 대한 내용 통제를 겨냥한 독소조항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 방송콘텐츠 내용에 대한 통제 시도

법안 제13조는, 공공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에 따른 '국가적으로 영구히 보존가치가 높은 방송콘텐츠'뿐만이 아니라, '보존가치가 높은 방송콘텐츠'라는 자의적인 범주를 설정하고 있다. 보존가치가 높은지 여부는 전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판단에 맡겨져 있다. 이렇게 해놓고서는 제3항에서 (보존가치가 높은) 방송콘텐츠의 보존을 위해 '방통위가 해당 콘텐츠의 목록과 원본 또는 사본의 제출을 방송콘텐츠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에게 요청할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해 놓았다. 그 대상은 진흥 대상과 동일하게 모든 방송콘텐츠이다.

여기서 말하는 원본이라 함은, 편집 과정을 거쳐 시청자에게 방영된 콘텐츠만이 아니라 편집 과정 이전에 이 콘텐츠의 제작을 위해 취재한 일체의 내용을 지칭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높다. 방송콘텐츠의 보존 그 자체가 목적이라면, '시청자에게 방영된 방송콘텐츠를 제출해야 한다'고 표현하면 충분하다. 그렇지 않고, 방송콘텐츠의 '목록', '원본', '사본'이라는 표현을 굳이 사용한 것에 비춰볼 때 시청자에게 방영된 콘텐츠만이 아니라 편집 과정을 거치기 이전의 모든 취재내용을 제출하라는 '통제'의 목적이 강하게 담겨 있다고 판단된다.

법안 제13조와 같은 내용은, 애초 케이블업계가 마련한 디콘법안에는 전혀 담겨 있지 않았던 것이다. 디콘법안을 기초로 법안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이런 내용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법과 제도에 비춰볼 때, 문제의 조항은 방송콘텐츠 내용에 대한 통제를 겨냥한 독소조항이 분명히 드러난다. 현행 방송법 제60조(방송내용의 기록·보존)는 제2항에서 '방송사업자는 방송(재방송을 제외한다)된 방송프로그램(예고방송 포함)의 원본 또는 사본을 방송 후 6개월간 보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실에서는, 방송콘텐츠의 재활용을 위해 방송사 자체적으로 방송콘텐츠를 100% 반영구적으로 보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같은 법 제93조(방송프로그램의 보관 및 활용)는 '방송사업자는 방송프로그램의 효율적인 수집·보관·유통 및 활용 등을 위하여 방송프로그램보관소를 공동으로 설립·운영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현행 법과 제도, 관행에 비춰볼 때, 방송콘텐츠 보존을 내걸고 국가기관이 직접 개입할 필요가 전혀 없다. 국가기관이 방송콘텐츠의 목록과 원본 및 사본을 제출하라는, 방송콘텐츠 내용을 통제하려는 목적이 강한 이런 독소조항을 신설하려는 시도는, 방송콘텐츠 내용의 사후심의를 넘어서는, 방송콘텐츠의 내용에 관한 행정적 통제를 겨냥하는 것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공공·공익적 콘텐츠나 이용자 제작 콘텐츠의 진흥을 환영만 하기가 힘들다. 법안은 공공·공익적 방송콘텐츠를 '국민의 소양증진, 문화적 다양성 확보, 사회적 가치보호 등을 목적으로 제작·유통되는 방송콘텐츠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이에 대한 진흥시책을 강구하도록 하고 필요한 사항은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공익채널 선정과정에서 방송통신위가 시민방송(RTV)을 배제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이런 내용이 얼마나 실현될 것인지는 지극히 의심스럽다.

특히 법안은 이용자 제작 콘텐츠의 활성화를 위해 △이용자 제작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 △이용자 제작 방송콘텐츠의 제작 및 송출 지원 △이용자 제작 콘텐츠의 유통 지원 등을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지원을 명분으로 이용자 제작 콘텐츠를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의 각종 개입과 통제가 일상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방송통신위가 진흥 사업의 심의·의결을 맡게 되는 방송콘텐츠진흥위원회를 사실상 좌우할 수 있도록 돼 있다는 점에서 기우(杞憂)가 아니다.


◆ 방송콘텐츠 진흥의 관할권 일원화와 방송통신위의 거대화

법안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방송통신콘텐츠 진흥의 관할권을 방송통신위로 일원화하는 것이다. 명분은 '방송콘텐츠 산업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진흥'을 위해 방송콘텐츠의 규제와 진흥을 방송통신위로 일원화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송콘텐츠의 규제와 진흥을 과연 일원화시킬 필요가 있는지, 이에 따른 방송콘텐츠의 내용에 대한 행정기관의 개입과 통제의 부작용이 심각해질 위험성은 없는지에 대한 검토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지금처럼 방송통신위와 그 산하기관의 성격을 띠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가 방송콘텐츠에 대한 개입과 통제를 노골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방송통신위로 규제와 진흥을 일원화시키는 것 자체가 심각한 사회적 논란거리다.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 이런 일원화하는 방송통신위로 하여금 '진흥을 구실로 한 통제의 강화'를 낳을 위험성이 매우 높다.

법안은,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의견을 종합해 방송콘텐츠산업의 진흥을 위한 기본계획을 3년마다 마련해야 할 의무를 정부에 지우고 있다(법안 제5조 제1항). 하지만 이 기본계획은 방송통신위의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되도록 했다. 이와 동시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방송영상독립제작사'의 방송콘텐츠 진흥 업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문화산업진흥기본법 제2조 14호와 제11조를 삭제하고, 방송통신위가 이 업무를 수행하도록 법안 부칙 제2조에 규정해 놓고 있다. 방송통신위로 방송콘텐츠 진흥 업무를 일원화시킨 것이다.

방송통신위가 일원화한 진흥 업무를 관철시키는 창구가 바로 '방송콘텐츠진흥위원회'다. 이 위원회는 12명 이내에서 방송통신위를 포함한 4개 행정기관에서 추천하는 4명,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추천 2명, 방송 관련 협회 및 단체 추천 인사, 방송통신위 추천 인사로 이뤄진다. 흥미로운 대목은 방송통신위가 몇 명을 추천할 것인지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방통위 추천 인사를 3명으로 한다고 해도 방송통신위는 행정기관 추천 몫까지 포함해 4명에 대한 추천권을 행사해 사실상 위원회에 대한 원활한 통제가 가능하다.

방송통신위 직속이나 마찬가지인 이런 위원회의 위상은, 애초 케이블업계가 마련한 디콘법안의 내용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디콘법안에서 위원회는 대통령 직속으로 10명 이내로 구성하되, 위원장은 국무총리, 부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장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으로 하며 이 위원회가 기본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방송콘텐츠사업의 진흥에 관한 모든 업무를 추진하고 심의와 조정을 하도록 돼 있었다. 방송콘텐츠 진흥에 관한 각 부처 간 정책 조정 및 역할 분담도 이 위원회를 통해 이뤄지는 구조였다.

방송콘텐츠 진흥 관할권의 일원화는 방송콘텐츠진흥기금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방송통신위가 관할하는 방송콘텐츠진흥기금의 재원은 지식경제부가 관리하는 정보통신진흥기금, 방송발전기금 등으로 조성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방송통신발전기본법안과 관련지어 볼 때 정보통신진흥기금이 방송콘텐츠진흥기금의 재원을 이룬다는 점이다. 방송통신위는 애초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을 발의하면서 전파법 제67조에 따라 통신사업자로부터 걷는 전파사용료까지 방송통신진흥기금으로 흡수하는 것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부처협의 과정에서 반발에 부닥쳐 통신사업자의 전파사용료를 정보통신진흥기금에 남겨두는 것으로 법안을 수정했다. 그러다가 정보통신진흥기금을 방송콘텐츠 진흥에 사용하는 쪽으로 방송콘텐츠진흥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이는 정보통신진흥기금을 방송통신위가 애초 의도한 대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에 해당한다.


◆ 해결되지 않는 진흥 기준의 부재

애초 케이블업계가 마련한 디콘법안의 핵심 문제점의 하나는, 진흥의 기준이 없다는 것이었다. '어떤 방송콘텐츠 사업자를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법안에 담겨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는 방송콘텐츠진흥법안도 마찬가지다. 제작비의 직접지원까지도 포함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원기준이 법안에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며, 시행령으로 넘길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법안은 제24조(중소 방송콘텐츠사업자에 대한 배려) 제1항에서 '방송콘텐츠의 다양성 확보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소 방송콘텐츠사업자를 특별히 배려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중소 방송콘텐츠사업자'가 어디까지를 포괄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기준도 없다. 이는 법안의 진흥 대상에 지상파방송까지 포괄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낳을 소지가 크다. 방송통신위가 앞장서서 '지상파 독과점'이란 검증되지 않는 신화를 유포하고 있는 현실에서, 중소 콘텐츠사업자는 유료방송 시장의 핵심 방송콘텐츠 사업자인 MSP(MSO+MPP), MPP, 심지어 방송통신위가 새롭게 승인하려고 하는 종합편성채널까지 중소 방송콘텐츠사업자로 포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방송시장의 획정 문제를 미봉으로 남겨둔 채 이뤄지는 방송콘텐츠진흥법안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물음을 피할 수 없다. 유료방송에 한정할 것이냐, 보도기능을 포함한 콘텐츠사업자와 그렇지 않은 콘텐츠사업자에 대해 분리해 접근할 것이냐 등 굵직한 쟁점이 수두룩하다.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있은 뒤 제대로 된 방송콘텐츠진흥법안이 발의돼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방송콘텐츠진흥법안도 '청부입법'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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