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현 지상파 방송사가 경영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대자본을 투입해야 하고, 이를 위해 방송 시장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은 동의하기 힘들다. 지상파 방송사 경영 위기는 외부적으로는 광고시장 침체로 인한 지속적인 광고매출액 감소, 내부적으로는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제작비의 증가 등으로 인해 비롯되었다. 또한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함께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서 유료매체와의 경쟁구도 등 보다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해야 한다. 단순히 대자본의 투입만으로 핑크빛 미래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보다는 정확한 수치와 근거를 뒷받침한 주장이어야 한다. 전반적으로 대기업, 신문사, 통신의 자본이 방송에 진입하면 경영 안정화를 기인할 수 있는 뚜렷한 근거가 없다.
또한 소유규제완화로 새로 진입하는 대기업과 신문사들이 방송 사업에 진출하면 콘텐츠 사업 확장 등의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새로 진입하는 대기업과 신문사들이 콘텐츠 산업에 투자할지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다. 해외사례로 유추해 보면, 오히려 외국 콘텐츠, 특히 미국의 콘텐츠의 유입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도 있다.
Q : 규제 완화가 세계적 추세인가 ?
A : 방송사 소유·진입 규제완화는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은 잘못된 오해에서 기인한 것이다. 오히려 매체 교차 소유권 규정을 운용하는 등 여론독과점 방지를 위한 다양한 규제를 가하고 있는 것을 세계적인 추세로 보아야 한다. 영국의 ‘머독’조항으로 불리는 시장점유율 20%이상인 전국지의 방송사 겸영 금지 조항, 일본의 매스미디어집중배제원칙 등은 ‘허용’이 아니라 여론독과점 방지를 위해 ‘제한’의 맥락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한편 소유규제가 완화된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나 호주의 머독의 사례에서 나타나는 여론 독과점화 현상 등은 한나라당의 여론다양성을 위해 소유·진입 규제 완화해야한다는 논리와 전면 배치되고 있다.
Q : 소유·진입규제가 완화되면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가 ?
A : 우리나라에 비해 소유 진입 규제가 완화되어 있고 신방겸영이 가능한 일본에서도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없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방송의 소유 진입 규제를 풀면 미디어시장이 활성화되어 글로벌 미디어그룹의 육성도 가능할 것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과 자본력에서 우리 보다 규모가 매우 큰 일본의 미디어 시장에서도 글로벌 미디어그룹은 없다. 이는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진입규제 완화로 미디어 산업의 발전과 글로벌 기업이 육성될 수 있다는 주장과 배치된다. 대부분의 글로벌 미디어 그룹들은 인수와 합병, 콘텐츠 산업에 대한 투자와 성공 등을 통해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그런데 콘텐츠 해외시장 개척에는 언어의 장벽 같은 구조적 제한이 있어 비영어권 국가로는 참으로 쉽지 않은 것이다. 오죽하면 일본의 SONY가 그 많은 욕을 들으면서까지 콜롬비아를 사들일 수밖에 없었을까를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Q : 1인 소유지분 제한 완화가 지역방송 등 방송사업자에게 안정적인 사업의 토대를 제공하는가 ?
A : 1인 소유지분완화를 통해 지역방송에 새로운 자본이 투자되어 지역미디어의 재정이 건실해져 지역미디어의 활성화 및 지역여론형성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미국의 사례 등을 보면, 거대 미디어그룹이 지역의 소규모 방송사나 신문사를 인수한 경우 기존 지역언론사 근무인력을 대폭 감원하고 중앙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이나 취재내용을 각 지역의 방송국과 신문사에 제공하여 지역방송과 지역신문사를 운영하게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 결과 지역언론이 중앙집권적 언론에 종속되어 결국 지역언론을 말살하는 정책이 될 수 있다.
또한 소유와 경영의 개념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미디어 환경에서 1인 소유 지분 완화는 대자본을 기반으로 주주에 의한 여론독과점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Q : 신문-방송 겸영으로 인한 여론 독과점 문제는 지나친 우려인가 ?
A : 신문의 종합편성채널 소유와 겸영이 신문시장의 여론지배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냉정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이를테면 종합편성채널을 소유한 신문의 경우, ‘신문-종합편성채널’을 결합 판매할 위험성이 높은데 결합상품 도입은 신문시장의 여론 상태에 심각한 불균형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신문과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패키지 광고판매의 가능성도 있는데, 이 역시 결합판매와 마찬가지 문제점을 노출할 수 있다.
일례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007년 11월 상위 20개 시장에서 제한적으로 신문ㆍ방송 교차소유 정책을 확정했지만, 연방 상원은 지난해 5월 이를 부결시켰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여론독과점이 우려된다"며 초당적으로 반대한 결과이다. 신문ㆍ방송 겸영 허용은 신중하게 다뤄야 할 문제이다. 정부 여당은 무작정 신문ㆍ방송 겸영 허용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여론 다양성과 산업 진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구체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