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매체 콘텐츠 진흥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다. 특히 케이블업계가 지난 1월부터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콘텐츠진흥법’(가칭, 이하 디콘법)은 조만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 법을 추진하는 시야(horizon)가 방송업계에 한정돼 있어 이 법의 제정이 갖는 의미와 효과에 대한 검토가 미디어 산업 전체의 시야에서 이뤄진 바가 없어서다.
실제로, 현 정부는 다른 유료매체(이를테면) 진흥을 위한 법(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들에 대한 공공연한 폐지, 축소 등을 공공연히 언급해 왔다. 지난 1월 대통령직 인수위의 신문법 폐지 및 대체입법 추진 방안 채택, ‘여론 다양성 보장보다는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한 매체는 퇴출되도록 하겠다'는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발언 등이 그렇다. 한나라당 산하에 설립되는 미디어발전특별위원회에서 어떤 정책방향을 취할지를 두고봐야 하겠지만, 진흥의 축소를 핵심으로 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디콘법 제정 작업은 ▲현 정부의 정책 방향으로 인해 디콘법이 제기하는 다른 유료매체(특히 신문)와의 형평성 문제 ▲디콘법이 갖는 유료방송 콘텐츠 사업자 내부의 형평성 문제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속에 이뤄질 필요성이 있다.
방송 역무의 관할을 둘러싼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상황에서, 디콘법 검토 과정은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는 케이블업계가 추진하는 디콘법 내용 자체만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밝히고자 한다.
디콘법의 배경
FCC의 교차소유 완화 결정은 크게 네 가지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미국 내 상위 20개 방송지역을 완화 대상으로 하고 ▲한 개 신문사와 한 개 TV 방송사 또는 한 개 라디오 방송사를 교차소유 할 수 있도록 하되 ▲교차소유 이후 해당 지역 안에 적어도 8개의 다른 미디어(신문사와 방송사)가 존재해야 하며 ▲해당 지역의 상위 4대 방송사의 경우 교차소유 대상에서 제외한다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FCC는 이런 4가지 기준에서 벗어나더라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경우 교차소유를 허용할 수 있는 예외조항을 뒀다. 첫째, 신문사나 방송사가 경영난으로 파산 상태(failed)에 있거나 경영난(failing)을 겪고 있을 경우다. 파산 상태의 기준은, 파산 신청 직전 최소 4개월 동안 발행 중단 또는 방송 중단이다. 경영난은 ▲일일 총 시청률이 4% 이하 ▲지난 3년간 적자 ▲교차소유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 ▲인수자가 해당 시장에서 유일하게 이 신문사나 방송사를 운영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일 경우가 기준이다. 둘째, 교차소유로 인해 새로운 지역 뉴스가 방송될 수 있을 경우다. 구체적으론 이전에 없었던 지역뉴스를 주당 7시간 이상 방송할 수 있을 때를 말한다.
FCC의 이런 완화 내용은 케빈 마틴 FCC 위원장의 애초 제안과 거의 달라진 게 없다. 이에 대해 케빈 마틴은 상위 170개 지역에서 교차소유를 허용하려 한 2003년 시도 때와 견줘 상대적으로 사소한 교차소유 금지 완화이며 이런 완화조차 없다면 미국의 신문업계는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FCC 역시 2003년 때보다 훨씬 더 보수적인 접근을 취했다고 평가한다.
디콘법의 배경은 한미FTA 협상 타결로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 대한 간접투자가 완전 개방됨에 따라 옛 방송위원회가 국내 방송콘텐츠 제작 경쟁력을 위한 제작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PP 전용 디지털 제작센터 건립’을 추진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케이블업계는 디콘법 제정 추진을 하기 시작한다. 케이블업계는 디지털 제작센터 건립이라는 범주를 넘어 ▲방송콘텐츠 사업자에 대한 플랫폼 사업자의 영향력 차단 ▲지상파 디지털 전환법과 병행한 방송콘텐츠 사업자 육성 필요성 등을 디콘법 제정의 근거로 규정한다. 같은해 1월22일 PP협의회는 방송콘텐츠 진흥 추진위를 구성해 본격적인 법안 마련 작업에 들어가 최근 법안 내용을 담은 건의문을 관계부처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콘법의 내용
PP협의회가 지난 4월 마련한 디콘법의 핵심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방송콘텐츠 사업자(방송법의 PP,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의 방송영상독립제작사, IPTV 방송콘텐츠 사업자)의 디지털 방송 전환을 위한 시설, 장비, 제작비 등의 지원이다.
둘째, 정부 차원에서 방송콘텐츠 발전에 관한 중·장기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3년마다 수립되는 이 기본계획에는 진흥시책의 기본방향, 디지털 제작센터 등 기반 조성, 방송콘텐츠 사업자의 제작·송출·유통 시설 등 디지털 전환에 관한 사항, 제작 활성화 및 유통 촉진에 관한 사항, 전문인력 양성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된다.
셋째, 대통령 직속의 방송콘텐츠사업진흥위원회(위원장은 국무총리, 부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장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하며 10인 이내)를 구성하고, 이 위원회가 기본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방송콘텐츠사업의 진흥에 관한 모든 업무를 추진하며 심의 및 조정하는 것이다. 아울러, 방송콘텐츠 진흥사업에 관한 각 부처 간 정책 조정 및 역할 분담은 이 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사소하기는커녕 전면적인 완화라는 게 미국 언론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먼저, 교차소유가 허용되는 상위 20개 방송시장은 전체 미국 가구의 43% 이상을 포괄하며 인구 수로는 1억2천만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FCC는 이른바 광범위한 유예조항(waiver)을 두고 있다. 유예조항은, 앞서 말한 공적 이해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정하는 네 가지 경우, 파산 상태 및 경영난과 새로운 지역뉴스 7시간 이상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FCC가 그때그때 사안마다(case by case) 심사해 교차소유를 허용할 수 있는 재량권에 해당한다. 결국 상위 20개 방송시장이 아닌 하위 방송시장이라고 하더라도, 해당지역의 상위 4개 방송사라고 하더라도, 유예조항의 적용을 받으면 교차소유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유예조항의 기준이 매우 모호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교차소유를 통해 해당 시장에서 지역뉴스가 상당한 정도로 증가, 파산 또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방송사나 신문사에 대한 투자 의지 등이 그것이다. 유예조항의 적용은, 해당 방송사나 신문사가 유예조항 적용을 신청하고 애매한 기준에 대한 나름의 입증을 하면 이뤄질 수 있다. 결국, 이는 지역뉴스가 최소한 주당 7시간이 아니더라도, 상위 4개 방송사라고 하더라도, 상위 20개 방송지역이 아니라 하더라도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신문사에 대한 강력한 투자 의지를 피력한다면, FCC가 유예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언론시민단체들이 사실상의 전면적인 교차소유 허용이라고 반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 상원은 지난 5월16일 FCC의 신문-방송 교차소유 완화 결정을 무효화시키는 불승인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것도 민주당과 공화당 막론하고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반대는 공화당 소속 의원 두 명뿐이었다. 2003년 상원에서 FCC의 비슷한 결정을 무효화시키는 결의안이 찬성 55명, 반대 40명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채택된 것과 견줘보면, 압도적인 찬성 비율이다. 조만간 하원에서도 상원과 동일한 내용의 불승인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FCC와 케빈 마틴 위원장의 주장처럼, 상위 170개 지역을 대상으로 했던 2003년 결정과 달리 상위 20개 지역에서만 교차소유를 완화하려고 하는데 미국 의회의 반대는 훨씬 더 강한 셈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상원 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바이런 도건(민주당) 의원은 결의안 채택 뒤 다음과 같이 밝혔다.
FCC의 결정은 미국 전역에 걸친 신문과 방송의 더 많은 합병을 가능하게 하는 쩍 벌어진 허점 구멍(gaping loophole)을 열었다.
귤은 회수를 건넌다고 탱자가 될 수 없다. 이는 태평양을 건넌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넷째, 기본계획의 수립을 위해 필요한 재원은 ‘방송콘텐츠진흥기금’을 조성해 마련한다. 이 기금은 정부의 출연금과 융자금, 방송발전기금의 출연금, 정보화촉진기금의 출연금, 신규 방송사업의 도입에 따른 사업자의 출연금 등으로 이뤄진다.
현 정부 정책방향과 유료매체 간 형평성
- 디콘법은 되고 신문법은 안 되나?
케이블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디콘법은 방송콘텐츠 사업자의 디지털 전환에 관한 사항뿐 아니라, 직접 제작비를 지원하는 근거까지 담고 있다. 방송콘텐츠 사업자가 유료매체 사업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현 정부의 정책방향에 크게 모순된다. 현 정부는 여론 다양성 보장 차원에서 또 다른 유료매체 산업이며 콘텐츠 제공산업인 신문산업 진흥을 위한 신문법을 폐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왔기 때문이다. 디콘법의 골격과 뼈대는, 신문발전위원회 구성, 신문산업 진흥 기본계획 수립, 신문발전기금 설치 등 신문법과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다만, 방송콘텐츠사업진흥위원회의 위상(대통령 직속)이 신문발전위원회(문화관광체육부 산하)와 다르다는 데서 차이가 날 뿐이다.
게다가, 디콘법은 콘텐츠 제작에 대한 직접 제작비 지원까지 가능하게 돼 있다. 반면, 신문법의 경우 직접 제작비 지원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신문발전기금에서 융자를 통해 지원되는 정보화 시설 구축 등 간접지원에 대해서까지 일부 언론들이 끊임없이 ‘정부 지원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방송콘텐츠 사업자에 대한 제작비 지원이 가능하다면, 여론 다양성 보장 차원에서 이뤄지는 신문 사업자에 대한 제작비 지원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물며, 여론 다양성 보장 차원에서 신문발전기금에서 이뤄지는 그밖의 지원은 더욱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현 정부가 디콘법을 제정하려면 디콘법은 되고 신문법은 안 되고하는 논리적 모순을 또 다른 유료매체 콘텐츠 사업자인 신문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유료방송 콘텐츠 사업자 간 형평성
- '누구를 위한 디콘법인가?'
케이블업계가 추진하는 디콘법은 어떤 방송콘텐츠 사업자를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아무런 내용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이는 이 법의 치명적 약점이며, 시행령으로 넘길 문제는 더욱 아니다. 무료 보편적 서비스 제공을 중심에 놔야 할 지상파 사업자가 아니라, 공적 재원으로 유료방송 콘텐츠 사업자를 지원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신문법과 견줘보면 더욱 그렇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지상파(와 지상파 계열 PP)를 제외한 유료방송 시장의 핵심 방송콘텐츠 사업자는 MSP(MSO+MPP), MPP, 그리고 소수의 독립제작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디콘법이 지원 대상을 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 방송콘텐츠 사업자가 직접 제작비까지 지원받을 가능성 역시 열려 있는 셈이다. 케이블업계에서 10대 장르를 선정해 PP의 대형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에 비춰보면, 이런 우려는 결코 기우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여론 다양성 보장을 위해 분명한 기준에 따라 지원 대상을 명확히 한정하고 있는 신문법과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실제로 케이블채널 구성 수의 하한선이 기존 70개에서 50개로 줄어들어 케이블TV의 채널 구성이 MSP와 MPP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 터다. 디콘법의 지원이 이들 방송콘텐츠 사업자에게 집중될 경우, 유료방송 콘텐츠 사업자 내부의 극심한 형평성 논란을 낳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누구를 위한 디콘법인가'라는 물음은 불가피해 보인다.
<미디어논단>
FCC, 교차소유 금지완화의 진실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직역을 하면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경천동지할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는 한 귤이 탱자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어떤 것을 둘러싸고 있는 주위 환경이 매우 중요함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어떤 제도의 맥락(context)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로도 통한다.
지난해 12월18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1975년 이후 32년 동안 유지돼온 '동일지역 신문-방송 교차소유 금지'를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3년 의회에서 좌절된 첫 시도 이후 FCC의 두 번째 모험이다.
이 완화 결정에 대한 국내의 접근을 보면, 귤이 탱자가 돼버리는 웃지못할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이 결정의 세부 내용이 미국 미디어 환경에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검토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방송 진출을 노리며 준비해온 '조중동'은 물론, 언론 공공성과 여론 다양성을 지키려고 하는 언론운동 세력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다. 언론운동 진영이 이 결정에 접근하는 시각을 요약하면 이렇다. FCC가 교차소유를 완화하긴 했지만, '여론 다양성 보장 및 미디어 집중 방지'를 위해 매우 엄격한 조건을 달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미국의 언론운동 진영은 엄격한 조건은 커녕, FCC가 내건 교차소유 완화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전면적인 완화'라고 강조하고 있다.
FCC의 교차소유 완화 결정은 크게 네 가지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미국 내 상위 20개 방송지역을 완화 대상으로 하고 ▲한 개 신문사와 한 개 TV 방송사 또는 한 개 라디오 방송사를 교차소유 할 수 있도록 하되 ▲교차소유 이후 해당 지역 안에 적어도 8개의 다른 미디어(신문사와 방송사)가 존재해야 하며 ▲해당 지역의 상위 4대 방송사의 경우 교차소유 대상에서 제외한다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FCC는 이런 4가지 기준에서 벗어나더라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경우 교차소유를 허용할 수 있는 예외조항을 뒀다. 첫째, 신문사나 방송사가 경영난으로 '파산 상태'(failed)에 있거나 '경영난'(failing)을 겪고 있을 경우다. '파산 상태'의 기준은, 파산 신청 직전 최소 4개월 동안 발행 중단 또는 방송 중단이다. 경영난은 ▲일일 총 시청률이 4% 이하 ▲지난 3년간 적자 ▲교차소유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 ▲인수자가 해당 시장에서 유일하게 이 신문사나 방송사를 운영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일 경우가 기준이다. 둘째, 교차소유로 인해 새로운 지역 뉴스가 방송될 수 있을 경우다. 구체적으론 이전에 없었던 지역뉴스를 주당 7시간 이상 방송할 수 있을 때를 말한다.
FCC의 이런 완화 내용은 케빈 마틴 FCC 위원장의 애초 제안과 거의 달라진 게 없다. 이에 대해 케빈 마틴은 상위 170개 지역에서 교차소유를 허용하려 한 2003년 시도 때와 견줘 '상대적으로 사소한 교차소유 금지 완화'이며 이런 완화조차 없다면 '미국의 신문업계는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FCC 역시 2003년 때보다 '훨씬 더 보수적인 접근을 취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사소하기는커녕 전면적인 완화라는 게 미국 언론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먼저, 교차소유가 허용되는 상위 20개 방송시장은 전체 미국 가구의 43% 이상을 포괄하며 인구 수로는 1억2천만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FCC는 이른바 광범위한 유예조항(waiver)을 두고 있다. 유예조항은, 앞서 말한 공적 이해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정하는 네 가지 경우, 파산 상태 및 경영난과 새로운 지역뉴스 7시간 이상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FCC가 그때그때 사안마다(case by case) 심사해 교차소유를 허용할 수 있는 재량권에 해당한다. 결국 상위 20개 방송시장이 아닌 하위 방송시장이라고 하더라도, 해당지역의 상위 4개 방송사라고 하더라도, 유예조항의 적용을 받으면 교차소유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유예조항의 기준이 매우 모호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교차소유를 통해 해당 시장에서 지역뉴스가 상당한 정도로 증가, 파산 또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방송사나 신문사에 대한 투자 의지 등이 그것이다. 유예조항의 적용은, 해당 방송사나 신문사가 유예조항 적용을 신청하고 애매한 기준에 대한 나름의 입증을 하면 이뤄질 수 있다. 결국, 이는 지역뉴스가 최소한 주당 7시간이 아니더라도, 상위 4개 방송사라고 하더라도, 상위 20개 방송지역이 아니라 하더라도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신문사에 대한 강력한 투자 의지를 피력한다면, FCC가 유예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언론시민단체들이 사실상의 전면적인 교차소유 허용이라고 반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 상원은 지난 5월16일 FCC의 신문-방송 교차소유 완화 결정을 무효화시키는 불승인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것도 민주당과 공화당 막론하고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반대는 공화당 소속 의원 두 명뿐이었다. 2003년 상원에서 FCC의 비슷한 결정을 무효화시키는 결의안이 찬성 55명, 반대 40명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채택된 것과 견줘보면, 압도적인 찬성 비율이다. 조만간 하원에서도 상원과 동일한 내용의 불승인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FCC와 케빈 마틴 위원장의 주장처럼, 상위 170개 지역을 대상으로 했던 2003년 결정과 달리 상위 20개 지역에서만 교차소유를 완화하려고 하는데 미국 의회의 반대는 훨씬 더 강한 셈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상원 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바이런 도건(민주당) 의원은 결의안 채택 뒤 다음과 같이 밝혔다.
'FCC의 결정은 미국 전역에 걸친 신문과 방송의 더 많은 합병을 가능하게 하는 쩍 벌어진 허점 구멍(gaping loophole)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