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공개가 원칙이다. 인터넷 생중계 문제될 것 없다’.
‘회의 공개는 원칙이지만, 인터넷 생중계는 안 된다’.
‘이런 방식의 인터넷 생중계는 안 된다’.
지난 4월24일, 7차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에서 인터넷 생중계를 두고 위원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다. 3시간20여분 동안 진행된 전체 회의시간의 중 3분의1이 넘는 1시간10분가량이 인터넷 생중계 문제로 소모된 것이다. 7차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운영방식에 대한 합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미디어위의 실태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회의) 공개의 원칙이 있고, 생중계를 가지고 특별하게 제재하거나 규제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는 이창현 위원(국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의견에 인터넷 생중계와 관련한 논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반론을 제기한 사람은 이헌 위원(변호사,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모임 공동대표)이다. 이 위원은 “지상파 방송에 (생중계를) 요구했을 때, 인터넷 생중계가 진행되면 (지상파 방송사가)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인터넷 생중계를 반대했다.
또한 변희재 위원(인터넷신문 빅뉴스 대표, 인터넷미디어협회 정책위원장)은 지난 2008년 오마이뉴스의 문방위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 생중계가 거부된 사실을 예로 들며 “생중계는 반대하지 않지만, 적어도 어디서 중계하는지는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들이 주로 절차상의 문제를 들었다면, 김영 위원(전 부산MBC 사장)은 다소 이색적인 근거를 들어 승인 없는 인터넷 생방송을 반대했다. 김 위원이 예로 든 것은 스포츠 중계 절차와 미발위 위원들의 안전이다. 김 위원은 “스포츠 중계를 하더라도 주체 측에 공문을 보내고 승인절차를 밟는다”고 스포츠 중계를 예를 들며, 절차를 무시한 생중계를 반대했다.
그러나 인터넷 중계팀이 절차를 무시한 것은 아니었다. 인터넷 생중계 논의가 지난 6차 회의에서도 진행되었지만, 중계를 못하도록 결정되지도 않았고, 절차도 결정되지 않았다. 6차 회의에서는 국회 사무처에 적극 협조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른 발언 기회에 김 위원은 “어떤 사람이 무슨 장비를 가지고 들어오는지, 회의장에서 안전을 위해서 알아야 할 것 아닙니까? 어떤 사람이 들어왔는지 인적사항 확인되었습니까? 안됐지 않나요? 이 회의장의 안전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라고 밝히며, 생중계 반대의 이유로 위원들의 ‘안전’을 들기도 했다.
인터넷 생중계를 두고, 논란이 길어지자 이날 사회를 맞았던 강상현 위원장뿐만 아니라, 여당 추천위원들까지 나서서 논의를 정리하려 했다. 황근 위원(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은 “어디서 방송을 하시는지 통보만 해주시면 된다” 며 인터넷 생중계 문제의 결론을 내리려 했다.
이렇게 인터넷 생중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려는 찰나에 이헌 위원이 ‘초상권’과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혀 논의는 다시 미궁으로 빠졌다.
“내가 지금 얘기하는 걸 그대로 누군가가 보려면 본인 승낙을 얻어야 한다. 제 초상권이고요… 제가 말하는 것에 대한 제 프라이버시예요.”
인터넷 생중계는 ‘보도’와 다르게 본인의 승낙을 얻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초상권과 프라이버시를 근거로 제시한 것이다.
이헌 위원의 이런 주장을 하는 동안 인터넷 중계화면에서는 야당 측 추천위원뿐 아니라 여당 추천위원들 얼굴에도 가벼운 웃음이 어렸다.
이헌 위원의 초상권 주장은 뒤이어 발언한 박경신 위원(고려대 법학과 교수)의 발언으로 일축됐다. “자발적으로 불특정 다수한테 보일 수 있는 장소에 나온 사람에 대해서 초상권을 인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특히 이런 공적 사안에 대해서 논의가 있는 경우는 초상권이나 프라이버시 주장은 전혀 받아지지 않습니다”
이후 전체 회의가 끝날 때까지 이헌 위원의 발언은 더 이상 없었다. 인터넷 생중계에 논쟁은 1시10분여 동안 결론을 맺지 못했고, 오전 전체 회의는 오후 2시 경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