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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정권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라면 '침묵'
이 름 관리자 등록일 2010-03-24 14:36:36 조회수 1880
정권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라면 '침묵'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 인터뷰에 대한 보수신문 보도행태

2010년 03월 23일 (화) 미디어스 기고/   공공미디어 연구소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은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MBC 사장 교체와 인사 과정에 큰집(대부분 언론에서 청와대를 의미한다고 지적함)이 직접 개입한 사실을 밝혔다. 3월 17일 <신동아>는  MBC 대주주인 김우룡 이사장과 두 차례에 걸친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신동아> 인터뷰에서 김 이사장은 엄기영 전 사장의 사퇴가 사실상 예정되어 있었고, 신임 김재철 사장이 MBC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 쪽으로부터 크게 혼났다는 등의 내용을 밝혔다. <신동아> 인터뷰에서 김 이사장 본인 입으로 정권이 MBC 장악의 실질적 배후였음을 폭로했다.

MB 정권 초기부터 정권의 방송장악 의도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YTN, KBS 그리고 최근 MBC에 이르기까지 현 정권은 입맛에 맞는 사장을 임명하였고, 이를 통해 각 방송사의 보도 편성의 책임자를 교체하는데 성공했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보도 프로그램의 비판기능을 상실하게 만드는 수순으로 정권의 방송장악이 이어져왔다고 비판받아왔다. 그런데 김우룡 이사장의 입을 통해 그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일명 ‘김우룡 사태’는 언론의 독립성 측면에서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슈다. 특히 언론은 이번 사건의 직접 이해 당사자이기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큰집 쪼인트’ 전모에 대한 보수 신문의 “침묵”

하지만 조선, 중앙, 동아, 매경, 한경등 보수신문들은 김우룡 사태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이에 관한 기사 자체가 많지 않다. 특히 한겨레, 경향신문과 비교했을 때 기사 건수의 차이는 확연하다. 김우룡 이사장의 <신동아> 인터뷰 내용이 처음 공개된 3월 17일부터 22일까지 이번 사태에 대해 조선일보는 4건, 중앙일보는 3건, 동아일보는 5건에 그쳤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의 경우에는 각각 1건이었다.

이에 비해 한겨레신문은 13건, 경향신문은 12건을 보도하였다. 거대 신문사인 조선, 중앙, 동아의 모든 보도 건수를 합해도 경향신문 한 신문사의 보도 건수와 같은 정도다. 이는 보수신문들이 자신의 정파에 유리하지 않은 사안은 기사화하지 않은 것으로, 이는 언론이 권력의 ‘감시견(watchdog)'으로서 역할을 저버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큰집’이 어디를 지칭하고, 큰집의 MBC 인사 개입 규명은  ‘누락’

그리고 김우룡 사태의 본질에 대한 접근은 없다. ‘큰집’이 어딜 지칭하며, 큰집의 MBC 인사 개입에 관한 진상규명 주장은 보수신문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김우룡은 인터뷰에서 지난 3월 8일 MBC 임원 인사에 대해 “이번 인사는 김(재철) 사장 혼자 한 게 아니라, 큰집(청와대)이 김 사장을 불러다가 ‘쪼인트’ 까고 (김 사장이)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다.”라 증언했다. 정권이 MBC를 장악하고자 한다는 것이 김우룡 발언의 핵심이다.

따라서 김우룡 사태 경과 뿐 아니라 정권의 언론장악시도를 밝혀내는 것이 언론의 책무다. 하지만 보수 신문에서 이에 관한 보도는 없었다. 한겨레, 경향신문과 비교했을 때 보도태도의 차이는 극명해보인다. 한겨레는 8개의 기사와 2개의 사설을, 경향은 3개의 기사와 1개의 사설을 통해 ‘큰집’규명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보수신문들은 이번 사태를 김우룡 이사장 개인의 실수나 자질문제 그리고 단신으로 김 이사장의 방문진 사태등의 보도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큰집 쪼인트’ 전모를 조선일보는 ‘품위를 잃은’ 실언일 뿐, 중앙일보는 ‘약’ 때문으로 축소

이번 사건에 대한 보수신문들의 얼마안되는 기사에서도 보수신문만의 주요 특징이 보인다. 조선일보의 경우에는 김 이사장의 인터뷰를 ‘품위를 잃은’ 실언이라 말한다. 인터뷰 내용에서 핵심인 MBC에 대한 김 이사장 본인 그리고 정권 차원의 개입을 ‘말이 안되는 것’으로 ‘품위를 잃은 발언’일뿐으로 축소하고 있다. 따라서 MBC 인사에 대한 정권개입은 말이 안되는 것이 조선의 주장이다. 중앙일보의 경우에는 김 이사장의 인터뷰 전말을 심지어 ‘약’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우룡 이사장과 MBC 김재철 사장은 MBC노조의 인사 개입으로 갈등이 있었다. 인터뷰 당시 김 이사장은 김 사장과 갈등으로 인해 감정이 격해져 있었고 약도 복용하고 있는 상황이라 인터뷰 내용이 과장되었다고 말한다.

동아일보는 MBC 좌파 청소 100%까지 계속되어야?

   
 ▲ 동아일보 3월 20일자 사설  
동아일보의 경우에는 김 이사장 사퇴로 MBC의 개혁이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기사에 따르면 노영방송인 MBC를 개혁하는데 있어 노조가 걸림돌이다. 그리고 김재철 MBC 사장은 노조에 굴복하고 사장이 되었는데, 이 상황에서 김 이사장 사퇴로 개혁이 후퇴되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동아가 말하는 개혁은 김 이사장이 인터뷰에서 언급한 MBC 좌파 대청소 같다. 김 이사장은 인터뷰에서 MBC 좌파가 70-80%정도 청소되었다고 말한다. 이는 김 이사장이 자신을 포함한 정권이 MBC에서 소위 좌파라 불리우는 인사를 청소하고 대신 자신들의 성향에 맞는 인사를 앉히는 것이기 때문에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 같다. 그렇다면 동아가 주장하는 김 이사장 사퇴이후에도 MBC 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말은, MBC에서 좌파를 100%청소하는 것이 자신들의 최종목표임을 보여주는것 같다.

또한 동아는 그동안 <신동아> 특종에 입을 다물었다. 그런데 이제는 <신동아> 기사를 의심하기 까지 하는 듯하다. 동아일보는 자사 소속인 <신동아>의 인터뷰 내용을 다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비록 동아는 <신동아>인터뷰에서 김 이사장의 발언을 “자신을 과시하느라 ‘오버’한 대목도 적잖아 보인다”고 하면서 김 이사장의 발언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만, 이는 곧 김 이사장을 인터뷰한 <신동아>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것처럼 비쳐진다.  

언론의 주된 기능은 권력 감시다. 권력이 남용 혹은 오용되지 않도록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는 책임이 있다. 그리고 언론은 특정 사건의 보도에 있어 사건의 실체를 종합적이고, 다각적으로 그리고 포괄적으로 보도해야 한다. 사건의 표피만을 다루는 데 그치지 말고 사건의 원인, 배경, 사건의 결과 등을 다차원적으로 분석해 총체적인 진실에 다가갈 수 있도록 심층적 보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특정 사건에 대해 자의적 ‘누락’을 악용하는 것은 저널리즘적 관점에서 극복해야 하는 보도태도다.

그런데 김우룡 사태에 대한 보수신문들은 자의적 ‘누락’을 악용해서 권력감시의 책임도 그리고 심층적 보도도 저버리는 보도행태를 보이고 있다. 김우룡 사태는 정권의 언론 장악 의도를 증명해주는 사회 주요 이슈이다. 그럼에도 조선, 중앙, 동아등 거대 보수 신문들은 여타 신문에 비해 이에 관한 기사는 매우 적다. 그리고 기사 내용에서도 사건의 본질은 접근하지 않고 일부로 누락하는 듯 행태를 보이고 있다. 즉 이번 사건이 정권이나 여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하에, 중요한 정보와 내용을 전혀 보도하지 않는 ‘침묵’의 보도행태를 악용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리고 몇건의 보도에 있어서도 김 이사장의 발언을 ‘실언’정도로 규정하고 권력 개입에 관한 진상규명의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김우룡 이사장이 방문진을 사퇴한 이후 이에 관한 기사는 거의 없다. 보수 신문들은 김 이사장 사퇴로 이번 사건이 끝난 듯한 보도 행태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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