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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문제가 가리키는 것은
이 름 관리자 등록일 2010-09-30 13:23:03 조회수 2071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문제가 가리키는 것은  
[기고]문제는 외주제작비율이 아니라 내실이야

2010년 09월 02일 (목) 미디어스 기고  /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이하 한예조)이 9월 1일 조합원들의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에 대해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예조에 따르면 방송3사 외주제작 드라마의 출연료 미지급 총액은 7월을 기준으로 4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해 생계가 위협되고 있는 이들의 문제제기와 고발은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며,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태가 일어난 원인은 무엇일까? 한예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악덕기업 MBC SBS를 국민 여러분께 고발합니다”라는 타이틀을 달며 외주 제작드라마를 편성한 지상파 방송사를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그들은 방송사가 이번 사태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고, 힘없는 제작사를 쥐어짜고 있으며 검증되지 않은 부실제작사에게 제작을 맡기고 터무니  없는 제작비를 지불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물론 외주제작사의 책임론을 제기하긴 했지만, 기자회견문의 대부분이 방송사의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외주 제작사를 선정하고, 외주제작 드라마를 편성한 방송사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묻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근본적으로 이는 국내 외주제작 시스템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 측면이 더 크다. 또한 강제적 비율할당 중심의 외주정책을 입안한 정부와 관리 및 협력관계 조율에 실패한 방송사, 제작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외주사, 천정부지의 출연료를 받는 스타급 연기자 등 이해당사자 모두의 책임이다(물론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정책을 마련하고 조기에 진화하지 못한 정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주 제작 드라마의 지속된 출연료 미지급 사태는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비단 최근의 일만이 아닌 반복되고 있는 현상이며, 생계형 연기자들에게는 치명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외주 프로그램과 관련한 출연료 미지급, 투자자 손해, 가압류 등 불필요한 사회적 손실을 목격해 왔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외주제작 드라마 부분에서 빈번하게 등장했는데,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존재한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드라마 장르는 그나마 외주제작 부분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있고 방송사에 버금가는 대형 제작사도 있으며,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외주 드라마 부분에서 이러한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문제가 있는데도 그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드라마 외주제작사는 제작사의 명성만큼 제작에 관해 한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제작사의 재정상황이나 전체적 제작비 혹은 부문별 비용을 전혀 알 수 없다. ‘대략 얼마정도 들었다’더라 식의 입소문만 전해질 따름이다. 물론 사기업의 재정상황을 속속들이 공개할 필요는 없겠지만, 전파를 통해 전달되는 드라마 제작에 관해서는, 그리고 그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일정부분 공개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출연료가 미지급되고 있는 이유를 파악할 수 있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으며, 시청자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방송사 역시 외주 제작 드라마의 제작내역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처리해야 하며, 외주제작사 선정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외주제작사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시설이나 장비, 제작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연출 혹은 작가, 스타급 배우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외주 프로그램 제작사로 인정받을 수 있는 현실도 문제지만, 이를 통해 외주 제작을 위탁하는 관행도 심각한 문제다. 그리고 이번 사태와 같은 문제를 일으킨 제작사에 대해서는 차후 외주 선정에 있어 페널티도 고려해 봐야 한다. 또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외주제작 부분에 있어서도 약자를 위하는 마인드를 가져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일련의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외주정책에서 기인했다.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는 현재의 외주정책은 어디에서부터 손을 댈 수 있을지 막막할 정도로 다양한 이해관계와 정책, 각종 이슈들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다. 그러나 방송 통신 융합 시대에 외주정책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은 명확하다. 즉, 외주정책이 이제는 양적인 단계에서 질적인 단계로 변화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그것은 외주정책의 주요한 정책 내용이 외주제작 비율 중심의 정책에서 외주제작의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본래 외주정책이 추구하고자 했던 방송,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 제고의 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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