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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대한민국 언론의 하향평준화가 두렵다
이 름 관리자 등록일 2010-11-30 18:08:30 조회수 2026
[기고]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결과를 보며
2010년 11월 12일 (금) 08:25:07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  webmaster@mediaus.co.kr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지난 9일 2년 주기로 실시하던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의 2010년 주요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신뢰하는 매체사로 응답자들의 44.2%가 KBS를 선택하여 1위를 차지했고, 2위가 MBC(29.0%), 3위 조선일보(6.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최근 언론사에 대한 다수의 신뢰도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와 다소 차이가 있어 의문을 갖게 한다.

실제 지난 9월 <시사IN>에서 수행한 신뢰도 조사에서는 MBC가 1위(31.1%), KBS 2위(28.2%), 3위 한겨레(19.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2010년 7월 <시사저널>에서 행정관료, 교수, 언론인, 법조인 등 10개 분야의 전문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MBC가 28.4%로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 1위에 올랐고, KBS는 20.6%로 3위에 그쳤다. 한국기자협회가 창립 46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한겨레가 16.6%로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MBC(11.3%), 3위 경향신문(9.9%), KBS는 6.9%로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2009년 8월에 실시된 기자협회와 <시사저널>, <시사IN> 조사와 6월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여론조사에서도 KBS는 MBC를 앞서지 못했다. 이는 정권이 바뀌면서 변화된 KBS의 상황과 맞물리면서 시민사회의 KBS에 대한 ‘관제방송’이 되어간다는 비판과 맥을 같이 했다.

그런데 이번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는 기존의 결과들과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조사대상과 수의 차이, 샘플선정, 설문문항 등 그 세부적인 사항을 검토해보아야 하겠지만, 예년과 동일한 조사방법과 도구라고 하더라도, KBS가 신뢰도 1위라는 결과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특히, 지속적으로 방송3사의 메인뉴스를 모니터하고 그 결과를 내부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공공미디어연구소 구성원의 입장에서는 더 더욱 그렇다. KBS 뉴스에 대한 비판은 거의 매번 등장하는 모니터의 단골 주제이기 때문이다. 지속되고 있는 지나친 청와대의 동정보도, 친정부적 표현들, 비판적 목소리의 실종, 아주 최근에는 과도한 G20홍보성 보도들을 그 사례로 들 수 있다
.
단적으로 대통령 동정보도의 지나침에 대한 문제제기는 2008년에도 나타났고, 2009년에도 나타났다. 2008년 KBS 시청자위는 ‘이명박 대통령 발언을 날마다 단독꼭지로 보도 한다’고했고, 2009년 KBS 기자들도 ‘MB 동정 보도가 지나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에도 이러한 경향은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10일까지 2주간 대통령 동정과 관련된 보도는 KBS 18건(19‘18“)로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MBC 11건(12’45”), SBS 12건(15‘24“)이었다. 또한 10월 26일부터 11월 17일까지 2주간의 분석에서도 대통령 동정보도는 KBS 13건(17’32”), MBC 8건(12‘23“), SBS 11건(14’21”)로 역시 KBS가 가장 많이 할애했다. 물론 대통령의 동정보도가 양적으로 많다고 해서 비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동정보도는 새로울 것도, 의미도, 분석도 찾아볼 수 없는 대통령의 발언과 행보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단적으로 KBS 뉴스의 사례를 들었지만, 이러한 현상은 KBS 대부분의 분위기와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여전히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가 신뢰도 1위의 언론매체라는 부분에 대한 해석은 MBC로 넘어가야 할 것 같다. MBC에도 나타난 KBS와 같은 변화가 이제 서서히 나타나고 있으며, 국민들이 감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KBS가 잘해 신뢰도 1위를 회복한 것이 아니라 MBC가 상대적으로 못해 KBS가 반사이익을 봤다는 해석이다.

최근 MBC도 사장 교체 이후의 인사, 시사프로그램의 폐지 등 KBS와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뉴스에도 나타난다. 권력 등 기득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작아지고, 연성화에 대한 비판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그 여름 촛불집회에서 연호했던 국민들의 MBC에 대한 외침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겠다.

대한민국은 전통적으로 KBS와 MBC라는 양대 공영방송의 틀 속에서 성장해왔다. 그리고 여전히 그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렇기에 두 방송의 변화와 민주주의 퇴보는 결국 대한민국 전체의 언론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것이다. 그래서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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