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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공공미디어연구소] 주간 정책 브리핑 No.11
이 름 관리자 등록일 2008-10-02 16:50:09 조회수 2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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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초점 리뷰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해체 논의에 대한 비판적 검토

 

1.

 

문화관광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그리고 기획재정부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코바코 체제를 해체하고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하겠다고 공개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시한을 정해두고 코바코 체제 해체를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코바코 해체 기정사실화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고 있기도 하다. 범정권 차원에서 코바코 해체를 주장하는 으뜸 명분은 지상파 방송광고의 가치가 코바코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상파 방송사는 이런 명분에 동감해 코바코 해체에 지속적으로 찬성해 왔다.

 

코바코 해체를 내세우는 범정권 차원의 이런 명분에 대한 본 연구소의 잠정적 입장은 다음과 같다. 먼저, 지상파 방송광고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고 있음은 어느 정도 사실임을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방송광고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 주는 데 따른 이득과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지역방송과 종교방송의 몰락, 대다수 신문의 광고수입 격감, 지상파 보도 내용에 대한 광고주의 영향력 강화 등과 같은 손실 중에서 어느 쪽이 훨씬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지니는지에 대한 평가는 정확히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이 문제는 계량화(완벽한 계량화가 가능할 수도 없지만)만으로도 해결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미디어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소는 ‘코바코는 방송광고를 분배하는 공적 시스템’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공적 시스템이 해체될 경우, 사적 논리에 의한 광고 분배만이 남는다.1) 사적 논리의 핵심에는 바로 시청률로 측정되는 콘텐츠 경쟁력이 있다. 물론 높은 시청률이 높은 콘텐츠 경쟁력을 곧바로 의미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광고주에게 콘텐츠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시청률로 통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코바코가 해체되고 민영 미디어렙이 도입되면(그것이 1개이든 2개이든 3개이든 그 효과는 궁극적으로 똑같을 가능성이 높다), 시청률 경쟁 격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시청률 경쟁 격화라는 전제에서 나오는 결론은 간단하다. 광고단가의 상승과 시청률 경쟁의 격화 속에서 일부 지상파 방송으로의 광고 집중이다. 광고가 쏠리는 지상파 방송사는 1개일 수도, 2개일 수도 있다. 문제는 이렇게 집중되는 광고물량이 어디에서 나올 것이냐 하는 점이다. 하나는 코바코 연계판매를 통해 지역방송과 종교방송 등에 분배되는 광고물량이고, 다른 하나는 자체 영업을 통해 신문사와 케이블 등이 유치하고 있는 광고물량이다. 인터넷 등 뉴미디어 분야에서 흘러들어오는 광고물량도 있을 수 있지만, 그 규모는 매우 작을 것이라는 게 대체로 합의되고 있다.2)

 

물론 이런 예상 시나리오가 빗나갈 수도 있다. 이는 광고시장 자체가 빠른 속도로 확대될 때 가능하다. 광고시장의 급속한 확대는 경제성장률 등에 크게 좌우되는데, 이럴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 역시 대체로 합의되고 있다. 광고시장 규모는 ‘횡보 게걸음’ 상태를 지속할 것이라는 얘기다. 혹시 현 정권의 ‘747’ 공약이 실현된다면, 광고시장 성장 규모가 급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엄청난 사회적 손실을 끼칠 수 있는 제도의 변경을 확률 게임(도박)에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2.

 

코바코 해체를 주장하는 또 다른 주요한 명분의 하나는 한미FTA로 인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한미FTA를 구실로 코바코 체제를 해체하려는 주장은 문화관광체육부와 정병국 한나라당 미디어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에 의해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다. 문화관광체육부 관료들은 한미FTA가 공식 체결된 2007년 4월 이후부터 ‘한미FTA 타결에 따라 투자자-국가 소송제(ISD)가 도입되는데, 코바코가 이 제도에 따른 소송에 휘말리는 것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코바코 체제를 해체해야 한다’는 논리를 설파해 왔다. 최근 정병국 의원도 잇달아 이런 논리를 폈다. 정 의원은 지난 9월29일 <평화방송>에 나와, “코바코 단일 독점체제는 이미 WTO 상에 문제가 되고 있고, 한미FTA 상에서 제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정 의원과 문체부의 주장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을 뿐더러 매우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먼저, 코바코가 한미FTA 타결에 따라 ‘투자자-국가 소송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살펴보자. ISD는 투자유치국의 예상하지 못한 행위, 이를테면 채무불이행 선언이나 주요 사업의 국유화 등으로 인해 투자자에게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투자자(개인이나 기업)가 투자유치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국민국가가 취하는 환경보호 정책 등 필수적인 공공정책에 대해 투자자가 손실을 봤다며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 등에 소송을 제기할 위험성이 높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제도이다.

 

한미FTA 협상 과정에서 강도 높은 비판이 있었음에도, ISD가 도입됐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방송광고시장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국 투자자의 방송광고판매시장에 대한 투자계약이나 투자인가가 이뤄진 사실도 없는 데다, 시장접근이나 기대이득, 이익획득의 기회가 막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투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3) 그러나 문체부는 ‘코바코의 독점이 지속되면 ISD에 따라 코바코 판매대행 수입액에 대해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 왔으며, 정 의원 역시 문체부의 이런 주장을 여과 없이 그대로 중계하고 있다.

 

문체부와 정 의원은 ISD와 비위반제소(non-violation claim)을 혼동하고 있다. 비위반 제소는 협정을 어기지 않았더라도 미국 투자자의 기대이익을 침해할 경우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를 세계무역기구 분쟁패널에 제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ISD와 달리, 국가 대 국가의 소송을 의미한다. 한미FTA에 따르면, 비위반 제소의 대상은 상품, 농산물, 섬유, 원산지, 서비스,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분야이다. 아울러, 한미FTA 협정문의 경쟁에 관한 장은 코바코를 포함하는 5개 공기업을 ‘공기업의 독점적 지위를 인정하되 시장 왜곡 방지 의무를 추가로 부과하는’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코바코가 시장을 왜곡하는 행위를 했다고 판단할 경우 비위반 제소를 할 수 있다. 곧, 한미FTA에 따라 코바코는 비위반 제소의 대상은 될 수 있다는 얘기다.4)

 

그렇다면 미국 정부는 코바코 해체를 요구하며 세계무역기구에 한국 정부를 비위반 제소할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 정부의 비위반 제소 가능성은 극히 낮다. 무엇보다 미국이 코바코 체제를 무역장벽으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해마다 3월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National Estimate Report on Foreign Trade Barriers)를 발표하는데, 올해 발표된 이 보고서에서는 코바코 관련 내용이 삭제됐다. 이전까지는 서비스 장벽 중 광고 항목에서 “한국의 광고시장은 세계 12위 안에 들지만, 광고시장은 매우 제약을 받는 상태에 있다. 광고판매가 국가가 후원하는 코바코를 통해서만 이뤄지도록 하는 제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5)는 내용이 꼭 포함됐다. 그런데 올해에는 코바코 관련 이런 내용이 이례적으로 삭제된 것이다. 이에 대해 언론들은 “현재 코바코 시스템의 유지가 미국의 광고주나 광고회사의 이익에 더욱 부합한다는 시각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6)고 평가하고 있다. 코바코 관련 내용이 미국 무역장벽보고서에서 삭제된 것에 비춰볼 때, 미국 무역대표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코바코를 해체하라고 세계무역기구에 비위반 제소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따라서 한미FTA 체결로 코바코가 ISD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문체부와 정 의원은 주장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 코바코에 대한 비위반 제소의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극히 현실성이 낮아 정 의원의 주관적 욕망으로 파악하는 게 정확할 듯하다. 문체부와 정 의원은 앞으로도 코바코 해체를 계속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세계무역기구나 한미FTA에 의지하려는 논리를 고집하는 것은 더 이상 정당해 보이지 않는다. 


 1) 현 정권은 공영방송의 축소를 지상과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공영 미디어렙이 광고시장에서 메커니즘을 향도하는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환상에 가깝다. ‘일공영 다민영 체제’가 방송광고시장에 대해 갖는 함의는 바로 이것이다. 본 연구소는, 독점체제나 경쟁체제라는 시각이 아니라 코바코를 방송 시스템의 하부구조(인프라)로 바라보고 있다. 무자본 특수법인인 한국은행이 국내 금융 시스템의 중추적인 하부구조를 이루고 있듯이, 코바코가 이런 구실을 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은행은 보험회사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포괄하고 있지 못하지만, 은행을 통해 금융 시스템의 중추를 이루고 있다. 코바코가 통신이나 인터넷, 신문 등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지만 광고 인프라의 중추를 이루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재 이뤄지는 코바코 해체 논의는 이런 점을 충분히 감안하고 있지 못하다.

2) 수신료 인상에 따라 KBS의 방송광고를 축소할 경우, 현재 KBS에 배분되는 광고물량의 일부가 시장에 흘러나올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줄어드는 KBS 광고물량이 고스란히 시장에 흘러나오리란 보장은 없다. 대폭 축소돼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시청률이 높은 민영방송에 광고를 집중할 경우, 광고효과는 가격 대비 훨씬 더 높아진다. 광고주로서는 광고총액을 줄일 유인이 커지는 것이다. 특히 코바코가 해체될 경우 이럴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진다. 공영 미디어렙과 민영 미디어렙 사이의 또는 민영 미디어렙 사이의 경쟁체제는 각각 자신의 판매액 극대화가 목표이지, 전체 광고시장의 규모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 한미FTA 협정문 제11장(투자 챕터) 제28조의 정의 및 각주 참조. 여기에서 ISD에 의해 보호되는 ‘투자’의 범위는 단순한 기대이익, 이윤창출의 기회, 시장점유율, 시장접근권 등은 ISD의 적용 대상이 되는 ‘투자’가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다. 각주에서는 “보다 명확하기 위해, 시장점유, 시장접근, 기대이득, 그리고 이익획득의 기회 그 자체만으로는 투자가 아니다”고 설명하고 있다.

4) 정확히 말하면, 코바코에 대한 비위반 제소 가능성은 한미FTA 체결 이전 WTO 협정 때부터 있었다. 따라서 코바코 체제는 한미FTA 타결로 더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이 놓이지 않았으며, 한미FTA 체결 이전이나 이후나 미국 정부(미국 무역대표부인 USTR)과 한국 정부 사이의 문제일 뿐이다. 그렇다면 남는 문제의 핵심은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코바코 해체를 요구하는 비위반 제소를 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문체부의 이런 주장에 대해  코바코는 “미디어렙을 도입하지 않으면 ISD에 근거해서 외국업체가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주장은 이제까지 우리나라가 이미 3개국과 FTA를 체결하였고 이미 80여개국과 맺은 투자협정에도 ISD 조항이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방송광고판매와 관련한 소송은 한 건도 없었다 … 또한 외국미디어렙이 진입할 정도로 지상파방송광고의 판매대행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ISD에 의한 제소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한미FTA 방송분야 타결이 방송광고에 미치는 영향>(08-0303, 코바코 보고서 180쪽)고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코바코의 주무 감독부처이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5) 영어 원문의 전체 내용은 다음과 같다. “Korea is among the world's top twelve largest advertising markets; however, the market remains highly restricted. Because broadcast advertising time is still sold exclusively through the state-sponsored Korea Broadcast Advertising Corporation (KOBACO), advertisers and their agencies must work through KOBACO to advertise on broadcast television. Further, U.S. industry has noted its concerns with Korean restrictions on broadcast advertising of beverage products containing 17 percent or greater alcohol by volume.”

6) ‘미 무역장벽보고서에 코바코 내용 삭제 - 당정 “WTO-FTA 제소 피하기 위해 민영화” 논리 궁색해져’, 미디어스, 2008년 9월29일 15:47:05


▼ 현안 모니터


최근 KBS 사장의 교체와 YTN 사장의 선임 등 낙하산 인사 논란과 신문․방송겸영 허용, 민영미디어랩 도입 등 미디어 관련 논란이 치열하다. 이러한 논란은 향후 한국의 미디어 지형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며, 언론의 기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향후 한국사회 전반에 누적적인 파급효과로 나타날 것이다. 이에 공공미디어 연구소에서는 이러한 미디어 관련 보도가 지상파 방송사 3사의 메인뉴스에서 어떻게 보도되고 있는지 분석했다.

먼저, KBS 보도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최근 KBS는 <뉴스9>의 보수화 경향이 드러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본 연구소의 분석에서도 KBS 사장 선임과 관련한 KBS의 보도는 그 문제점이 도출되었다.


 KBS 사장 선임, 언론장악 논란 외면하는 KBS 뉴스

방송 3사의 메인 뉴스에서는 지난 8월 5일, 감사원의 정연주 전 KBS 사장의 해임 요구 이후로 관련 기사가 급증했다. KBS 정 전 사장의 사퇴 문제는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이후 꾸준히 인수위, 청와대, 여당, 친여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2008년 8월 5일 감사원 요구 이전까지 KBS 정 전 사장과 관련한 기사는 KBS는 단 6건, MBC는 4건, SBS는 4건에 불과했다.1) 그러나 8월 5일 이후 정 전 사장의 해임 논란이 본격화 되면서, 관련 보도 건수도 증가한다. 8월 5일 이후부터 이병순 신임사장이 임명되는 8월 26일까지 관련 보도 건수는 KBS가 28건, MBC가 26건, SBS가 24건이다.2) 방송3사가 비슷한 횟수의 보도한 것이다. 일별 보도 추이를 살피면 다음과 같다.

15~19일 사이 기간 동안 방송3사의 보도가 매우 저조했음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8월 8일부터 8월 24일까지가 북경 올림픽 기간이었기 때문에 방송3사의 보도가 북경올림픽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8월 17일은 올림픽 중계방송의 여파로 메인뉴스를 평소보다 단축해 방송했다. 이날 방송3사의 올림픽 관련 보도는 KBS 전체 22꼭지 중 11꼭지(50%), MBC 14꼭지 중 5꼭지(35.7%), SBS 전체 14꼭지 중 9꼭지(64.3%)에 이르는 수의 보도를 했다.

올림픽 기간 국민들의 관심이 올림픽에 집중된 사이 청와대와 정부는 KBS사장 선임을 위한 모임을 주도하기도 했다. 8월 17일,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유재천 KBS 이사장, 'KBS 사장 후보 대책회의'를 한 것이다. 이는 8월 22일, 경향신문에 의해 폭로되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한 방송3사의 보도태도의 상이한 면이 드러난다. 먼저 KBS의 보도부터 살펴보자.

...위글 줄임...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평소 교분이 있던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제안을 유재천 이사장이 받아들이면서 이뤄진 자리였고, 자신도 연락을 받았으며 정정길 실장은 자신이 권유해서 함께 나가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회동에서, KBS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출신 원로들로부터 공영성 회복 방안 등 여러 의견을 들어보기 위한 자리였으며, KBS 후임 사장 인선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유재천 KBS이사장도 통화에서, 공영방송을 어떻게 꾸려갈지 등을 얘기했고, 일부 언론보도처럼 후임사장 선임을 위한 대책회의는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방송 관련 원로들의 모임에 대통령 실장이 참석한 것에 대해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이번 회동이 오해를 살 소지가 있었는데도 편하게 생각했었던 것은 불찰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9>, '사전회동' 파문, 2008. 8. 22.

위의 KBS 보도는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유재천 KBS 이사장 전화통화를 요약한 것이다. 기사의 전문이 "...... 말했습니다", "...... 해명했습니다"로 끝을 맺는다. 결국 부적절한 모임에 대한 관련자들의 해명만을 늘어놓은 샘이다.

MBC는 KBS와 상반된다. 앵커의 코멘트에서 잘 드러나는데, 기사에서 앞서 신경민 앵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KBS 사태가 진행 중인 속에서 만나기 힘든 이런 사람들이 며칠 전 만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대통령실장과 방송통신위원장, KBS 이사장과 유력한 사장 후보들입니다. 청와대는 듣기만 했노라고 공식 설명하지만 국내외에 이 말을 믿는 사람 없지 싶습니다."

이러한 전제를 앞에 두고 사건을 설명하고, 이동관 대변인의 해명을 요약했으며, 야당의 비판을 함께 담았다. SBS도 이와 유사하게 <사장인선 개입 공방> 보도에서 관련 사실을 전달하는데 있어, 이동관 대변인의 해명과 야당인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의 주장을 대립시키고 있다. 당사자들의 일방적인 해명만을 전달하는 KBS의 논조와 차이가 분명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보도방식과 시각의 차이는 '사건에 대한 규정'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사건에 대한 규정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KBS
"KBS 사장 인선을 앞둔 시기에 청와대 핵심인사와 방송통신 위원장, 또 KBS 이사장등이 회동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
"정정길 대통령 실장과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그리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17일 저녁 시내 한 호텔에서 유재천 KBS이사장을 만나 KBS 관련 논의를 한 것"

MBC
"KBS 사태가 진행 중인 속에서 만나기 힘든 이런 사람들이 며칠 전 만난 사실이 확인"
"청와대는 듣기만 했노라고 공식 설명하지만 국내외에 이 말을 믿는 사람 없지 싶습니다"
"낙하산 인사 논란이 거세게 일자 새 인물을 낙점하기 위해 모인 대책회의였다는 의혹"

SBS
"KBS 사장 인선을 앞두고 최근 대통령실장과 방송통신위원장이 KBS 이사장과 일부 사장 후보를 만난 것"
"문제가 된 모임"
"청와대 개입 의혹"


위에서 KBS의 사건 규정은 "회동", "만나 KBS 관련 논의를 한 것" 등으로 나타난다. 이는 MBC가 "만나기 힘든 사람들이 만난 사실", "새 인물을 낙점하기 위해 모인 대책회의였다는 의혹" 등과도 크게 차이나며, SBS의 "문제가 된 모임", "청와대 개입 의혹" 등과도 차이가 난다. KBS 기사 내 어디서도 모임 관련 '의혹'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회동' 등의 표현으로 사건을 수준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 같은 KBS가 보도 태도는 단발적이라고 평가하기 곤란하다. KBS는 8월 26일, 기사에서 "KBS 출신이 사장으로 임명 제청된 것은 KBS가 공사로 창립된 지난 73년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히고, 논란이 되었던 이사회 과정상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지적하는 데는 매우 소극적이었다. 이는 KBS 이사회 중간에 '거수기의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이사회 도중 퇴장한 남윤인순 이사 등의 야당 추천 KBS 이사 4인에 대한 인터뷰에서 잘 나타난다. 다음은 각 방송사의 남윤인순 이사의 인터뷰 내용이다.

KBS
밀실회의에서 유력한 사장 후보를 면접했다고 하는 건 국민들의 의혹을 살 수 있으니까 오늘 면접을 진행할 게 아니라 추후 절차를 보강해서..

MBC
(사장이)미리 내정됐다는 의혹이 있는 상황에서 거수기역할을 할 수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공영방송의 사장은 특히 정치적 독립이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SBS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이 포함돼 있는 그런 면접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부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희가 오늘은 부득이하게 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위의 남윤인순 이사의 인터뷰는 이사회 장에서 나오자마자 기자들에 둘러싸여 기자회견과 같은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즉 방송 3사가 모두 동일한 인터뷰 중 일부를 편집해 보도한 것이다. 위에서 MBC는 남 이사가 이사회 중에 퇴장한 이유를 "내정 의혹"과 "거수기 역할"에 대한 거부라는 점을 선택했고, SBS도 역시 '내정 의혹'과 ‘면접의 부당함’ 등 퇴장 이유를 선택해 보도했다.

KBS만 유독 전혀 다른 부분을 선택한다. KBS 인터뷰 내용에서 남 이사는 '밀실회의'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밀실회의'에 대한 설명이나 언급은 KBS 기사에서 찾아 볼 수 없다. 남 이사는 기사에 전혀 어울리지 않은 생뚱맞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 된다. KBS는 남 이사의 인터뷰 가운데, 가장 온건한 측면을 편집 인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KBS는 이날 또 다른 기사에서도 자신에 대한 보도의 허점을 드러낸다. 기사와 이어지는 <정치권 엇갈린 반응> 기사에서 "KBS 노조는 이병순 씨에 대해 정치적 독립과 조직 안정, 고용 안정에 대한 비전 제시를 요구했고, KBS 사원행동은 사장 임명 제청이 '밀실회동'의 각본대로 이뤄졌다며,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고 보도했다. KBS 노조와 KBS 사원행동을 병렬시킨 보도이다.

여기서 대립시키지 않고, 병렬시켰다는 점은 MBC 등 타 방송사와 사뭇 다른 형식이다. MBC는 "KBS사원행동은 탈법적 추천과 밀실논의를 해온 이사회의 임명제청은 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한 반면, KBS 노조는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혀 후임 사장을 둘러싼 KBS내부의 진통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보도하며, 사원행동과 노조를 대립시켰다. SBS도 "KBS노조는 KBS 출신인 이 후보자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지만, KBS 사원행동 측은 이 후보자를 인정할 수 없다며 출근 저지에 나서겠다고 밝혀, 사장 선임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라고 보도해 노조와 사원행동을 대립시켰다.

일반적으로 기사에서는 대립시켜 차이를 드러내 보인다. '과장'이라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차이를 분명하게 드러냄으로 수용자들에게 '가치판단'의 근거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가 보도됐던 8월 25일에도 KBS 노조와 사원행동의 갈등의 골은 충분히 깊어 보인다. 기사에서 노조의 사장임명에 대한 '수용' 혹은, '찬성' 입장을 배재하고, 사장에 대한 요구사항만을 적시해, 사원행동과 병렬해 기술하는 것은 내부의 분열을 애써 감추고자 하는 의도가 드러난 것이라 할 수 있다.

 YTN 노조의 처절한 투쟁,  무관심한 방송 3사

YTN의 구본홍 사장 선임과 관련된 노동조합의 투쟁이 장기화되고 있다. 9월 들어서도 YTN 노조는 여전히 구본홍씨의 출근 저지투쟁을 진행 중이고 ‘YTN 젊은 사원 모임'은 릴레이 단식투쟁에 나서고 있다. 또한 YTN 노조는 총파업 투표를 실시하기도 했고, 생방송 뉴스 도중 손팻말을 사용한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에 대한 징계 및 업무방해 고소 등 구본홍씨와 사측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을 지상파 3사의 뉴스에서는 볼 수 없다. 9월 한 달 동안 이와 관련된 뉴스는 3사에서 찾아 볼 수 없다. 9월 8일 YTN 관련 보도가 공통적으로 3사를 통해 전파를 탔는데, 이 역시 신재민 차관의 YTN 지분 매각 관련 보도일 뿐이다. 물론 구본홍씨의 선임 초기와 노조와 촛불의 반대 투쟁 초기에 이와 관련된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이와 관련된 뉴스는 소멸되어 가고 있고, 관심을 갖고 있던 시민들마저 그 소식을 지상파 뉴스에서 접하기 어렵다.

KBS 사장선임과 함께 대표적인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인 YTN 사장 선임문제가 이대로 국민들에게서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그리고 국민들에게서 점차 잊혀지는 가운데, KBS와 같이 ‘그냥 그렇게’ 정권의 의도대로 흘러가 보수화된 또 다른 보도를 접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 지속적인 지상파 3사의 관심을 부탁하는 바이다.  

 미디어 관련 정책, 검증없이 공방으로 처리하는 방송 3사

최근 '신문-방송겸영 허용'과 '한국방송광고공사의 해체 및 민영미디어랩 도입'에 관해 정부와 청와대, 여당의 주장이 끊이지 않다. 급기야는 지난 9월 4일, 방송통신위원회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발표했고, 나아가 9월 18일, 민관합동회의에서는 대기업 방송진출을 허용하는 안까지 제출되었다. 9월 4일, 방통위 대통령 보고 이후 '신문-방송 겸영 허용', '민영미디어랩 도입' 등에 청와대․정부․여당의 주장과 계획을 모으면 다음과 같다.

9월 4일 방송통신위원회 대통령 보고
9월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활동 개시
9월 9일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법 시행령 개정 공청회 무산
9월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 종편채널 도입, 민영미디어랩 도입, SO․위성 방송 소유규제 완화, 신문-방송 겸영허용 등
9월 12일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법 시행령 강행
9월 18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 '제2차 투자활성화 및 일자리 확대를 위한 민관합동회의' 방송에 대기업 소유규제 완화 및 허용
9월 24일 청와대, 44개 법안 통과 여당에 요청, 44개 법안 중 신문법․방송법 개정을 통한 신문방송겸영허용
9월 25일 강만수 재정경제부 장관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초청 오찬 간담회', 외국인에 대한 위성방송 지분 소유제한 완화

9월 4일 방통위의 대통령 보고에 이후 청와대․정부․여당에서는 방송규제 완화 및 민영미디어랩 도입 등에 대해 여러 발언과 계획이 쏟아졌다. 특히 국회 문방위가 9월 6일부터 활동을 시작함으로써 관련 주장과 발언,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지상파 방송 3사는 무심할 정도로 보도하지 않는다. 보도 건수는 9월 4일부터 현재(9월 27일)까지 KBS 6건, MBC 5건, SBS 5건에 불과하다. 방송3사의 일별 보도 건수는 다음과 같다.

위의 그림에 나타난 방송3사의 보도는 9월 4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제외하면, 국회 문방위에 대한 보도이다. 이러한 보도는 태도는 '정부의 정책'에 대한 검증이나, 비판, 옹호하는 형태의 보도가 아니라, 대부분이 기계적 중립성을 표방하고, 여야가 다투는 모습을 균등히 다루고 있다. 이러한 보도태도는 '정책의 정쟁화'라고 할 수 있다. 기자의 가치판단을 최대한 배제하고, 양당의 다툼만을 전달함으로서 수용자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정책'을 여․야의 '드잡이 질'로 격하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음 SBS의 기사를 보면 이러한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다.

국회 문방위에서는 신재민 문화부 차관의 이른바 'YTN 주식 매각' 발언을 둘러싸고 방송장악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야당의원들은 "공기업들이 YTN 주식을 매각할 것"이라는 신재민 문화부 2차관의 발언으로 현 정부의 방송장악 의도가 또다시 드러났다고 비판했습니다.
[장세환/민주당 의원 : YTN을 언론 사유화 또는 재벌화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직접적 지시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차관은 "정부 대변인으로서 기자들 질문에 답한 것으로 주식시장에서 공개된 정보를 말했을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신재민/문화부 2차관 : 굳이 감춰야할 비밀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자들이 궁금해하고 알려줄만한 충분한 정보라고 생각했습니다.]
SBS 8뉴스, 2008. 9. 8.

위의 SBS의 기사에서는 신재민 문화부 차관과 민주당 의원과의 다툼을 다루고 있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의 공격에 신 차관의 반박으로 이어지는 기사는 정쟁 기사의 전형을 띠고 있다. 이러한 정쟁 기사는 시각의 차이를 부각 시켜, 수용자들에게 가치판단을 도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정쟁 기사만이 나열된다면, 국민들의 '정치 혐오증' 가중 시킬 수 있다. 거의 한달 가까이 단 한건의 기사도 정부 정책에 대해 검증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방송사와 방송 보도의 무책임함과 책임질 일을 하지 않으려는 '몸 사리기'를 탓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러한 현상과 더불어 방송보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자신들의 이해에만 맞춘 보도이다. 다음의 KBS 보도 기사에서는 이러한 점이 잘 드러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KBS 사장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2007년도 결산심사를 실시했습니다. 오늘 회의에서 이병순 사장은 KBS 경영정상화를 위해서 수신료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며, KBS2TV를 유지하면서 공영성을 강화하는 것이 KBS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연주 전 사장 재임시절 일부 KBS 프로그램의 편상성 문제를 제기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실시된 KBS 인사가 신임사장에 반대하는 직원들의 보복성 인사가 아니냐며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9, 2008. 9. 19.

위의 KBS의 기사는 여당인 한나라당의 주장과 야당인 민주당의 주장을 병치하는 전형적인 정쟁기사이다. 그러나 이 기사에서는 이러한 정쟁 이외에 다른 측면이 드러난다. 이병순 사장의 수신료 인상 주장을 부각시킨 것이다. 어깨걸이 재목도 이다. KBS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보다, 이 사장의 수신료 인상 발언을 부각시킨 것이다. '수신료 인상'이라는 KBS의 이해를 KBS 메인뉴스에서 노골적으로 노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1) 각 방송사 사이트에서 "정연주", "KBS" 등의 검색어를 통해 메인뉴스를 검색했다.
2) 각 방송사의 메인뉴스(KBS-뉴스9, MBC-뉴스데스크, SBS-8뉴스)를 대상으로 메인뉴스 전체를 살폈다.



※. 님에 의해 복사(이동)되었습니다. (2008-10-02 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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